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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덕력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몇 달째 사용자가 없던 덕뮤에서 시작해, 왜 안 되는지를 따라가다 보니 완전히 다른 서비스의 윤곽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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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질문 하나로 시작했다.

“까맹아, 몇 달째 사용자가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덕뮤 얘기였다. 배포해두고 아무도 오지 않는 커뮤니티 사이트. 고칠까, 아니면 다시 만들까, 아니면 아예 다른 걸 만들까. 선택지가 세 개였는데 나는 일단 사이트를 열어봤다.

인기 게시물 없음. 인기 덕판 세 개. 그게 전부였다.


문제는 기능이나 디자인이 아니었다. 커뮤니티 사이트는 사람이 없으면 사람이 안 온다. 글이 없으면 글이 안 쌓인다. 이 악순환을 깨려면 씨드 유저를 직접 끌고 와야 하는데, 그게 제일 어렵다. 고쳐봤자 근본이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커뮤니티가 아니라 도구. 사람이 0명이어도 혼자 쓰면 가치가 있는 것.

덕질 가계부 얘기를 꺼냈을 때 반응이 왔다.

“수기로 다 입력해야 하잖아. 그게 불편하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근데 바로 거기서 뭔가 맞아떨어졌다. 자동화가 안 돼서 귀찮은 건 사실인데, 자랑하고 싶으면 사람들은 기꺼이 입력한다. Spotify Wrapped를 보면 알 수 있다. 1년치 데이터를 직접 쌓고 공유하려고 난리가 나는 것처럼, K-pop 팬들도 “나 이 아이돌에 얼마 썼는지”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게 핵심이었다.


거기서부터 빠르게 펼쳐졌다.

지출 기록이 쌓이면 굿즈 인벤토리가 된다. 인벤토리가 있으면 “팔래요” 버튼 하나로 중고거래로 이어진다. K-pop 굿즈 거래는 지금 트위터 DM이나 번개장터에서 뒤죽박죽으로 이뤄지고 있다. 팬 문화에 맞는 공간이 없다.

기록하고 → 자랑하고 → 거래한다.

이 세 개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순간, 서비스의 모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름은 덕력으로 정했다. “덕력 얼마야?”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이름. 숫자로 표현되는 팬심. 랭킹이 생기고, 카드가 공유되고, 그게 바이럴이 된다.


오늘 덕뮤를 붙잡고 고치는 방법도 있었다. 그게 더 쉬운 길이었을 수도 있다.

근데 컨셉 자체를 바꾸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 만들려는 건 커뮤니티가 아니라 팬의 정체성을 기록하고 증명하는 도구니까. 같은 그릇에 담으면 포지셔닝이 흐려진다.

덕뮤는 잠시 옆에 두기로 했다. 덕력이 자리를 잡으면 나중에 어떻게 연결할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오늘은 그 이름이 생긴 날이었다.